찬미예수님!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모든 교우들 가정에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23년도 계묘년이 밝았습니다. 토끼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고, 민첩함과 영민함을 지녀 위기에 닥쳤을때 지혜롭게 해결하는 영특한 동물입니다. 지난 몇년동안 우리들의 삶을 괴롭혀 왔던 감염병의 여파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우리는 그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왔으며,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이제는 다시금 하느님 앞에 모여 찬미와 감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78년 이래로 커네티컷주 곳곳에서 모여 공동체를 이룬 한인 신앙공동체로 45년이라는 시간동안 일궈온 하느님나라 건설을 위한 노력들은 그동안 많은 열매를 맺어왔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 종살이에서 벗어나 약속의 땅,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들어가기까지 수많은 어려움과 시련을 이겨내었듯이, 우리 공동체도 많은 어려움과 시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기쁨과 희망을 통한 감사의 나날들이 더 많았습니다. 45년은 한 사람의 일생으로 보면 삶의 중반기로 자신의 삶을 자리잡고 다시금 재도약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2년 4월 부임 이후 구역미사, 가정방문, 평일미사 복원, 첫 금요일 성시간 신설, 각단체와의 만남등을 통해서 많은 신자분들의 열망과 희망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가슴으로 깊이 새겼습니다. 제가 발령을 받을 당시의 주교님의 말씀처럼 쉽지않은 상황과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하느님께 대한 굳은 신앙을 잃지 않으려는 여러분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소중했던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이제 새롭게 맞이하는 2023년은 “주님 안에서 기쁘고 즐거운 공동체"라는 목표로 우리 성당이 다시금 도약하는 한 해를 삼고자 합니다.
기쁨, 즐거움을 뜻하는 영어단어는 JOY입니다. 저는 커네티컷 신자여러분들과 함께 살면서 앞으로 세 가지 기쁨을 함께 일구어 가고자 합니다. 단어 알파벳 순서대로 첫번째 기쁨은, “JESUS FIRST", 두번째 기쁨은 “OTHERS NEXT", 세번째 기쁨은 “YOURSELF LAST" 입니다. 2023년 올 한 해는 첫번째 기쁨인 “JESUS FIRST" 곧 “주님과 함께 기쁨"을 사목목표로 제시합니다.
우리 각자 세례를 받을 때의 모습을 상기해 봅시다.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그때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기쁨의 마음가짐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습니까? 하느님은 만나러 오는 길이 기다려지고, 성체를 모실때 경건함을 유지하고, 기도할 때의 뜨거움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이렇게 모여 있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주님 때문입니다. 주님을 만나러 성전에 모이고, 주님을 만나러 성체를 모시고, 주님을 만나러 기도하는 것입니다. 올 해 동안 우리 각자의 신앙생활을 다시금 점검하며, 주님과 함께 하는 기쁨을 맛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내 삶에 가장 첫 자리에 주님이 계실때, 모든 것이 새로워지고, 모든 것이 이루어지며, 모든 것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첫째, 주일미사 참여를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미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만남과 찬미의 시간입니다. 특히 주일미사는 단순히 신자로서의 의무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지난 한 주간의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한 주간을 살아갈 힘과 은총을 얻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함께 모여 기도하고 친교를 나눔으로써 기쁨의 씨앗을 받아가시기 바랍니다. 주일미사 시간을 통해서 특강과 기도, 교리교육(5분교리), 신심행사(성모의 날 등)를 함께 진행하여 더욱 풍성하고 기쁨 넘치는 주일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둘째, 수요평일미사와 매달 첫 금요일 성시간에 한 번 참여해 봅시다.
주일미사 참례를 넘어서서 영적으로 성장하는 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매달 첫째 수요일에는 성체와 성혈을 함께 모시는 양형영성체를 거행하며, 매 수요미사 후에는 개인적으로 안수기도를 해드립니다. 우리 본당의 주보는 예수성심입니다. 예수성심과 함께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체앞에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매달 첫 금요일 성시간을 통해서 참된 묵상과 기도에 참여해 봅시다.
셋째, 본당공동체 매일 기도시간을 제안합니다.
신앙인으로서 일상의 삶에서 스스로 알아서 기도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체험합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대화이며, 이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며 우리의 소망을 청합니다. 매일 저녁9시 우리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기도하는 운동을 제안합니다. 핸드폰에 알람을 통해서 직장에서든, 집에서든, 운전중이든, 회식중이든 커네티컷 곳곳에서 함께 주님의 기도를 한 번 바쳐주십시오. 저도 그 시간에 기도를 바치고 사제관에서 여러분에게 강복을 드리겠습니다. 각자 흩어져 있지만 기도를 통해서 매일 만나면 좋겠습니다. 기도지향은 우리본당 공동체의 활성화와 여러분 각자의 지향을 담으시면 됩니다.
특별히 올 한해는 지난 펜데믹 기간동안 흩트러졌던 우리 공동체를 다시금 제자리에 올려놓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준본당이 된지 5년째 해인 올해를 지내고, 내년에는 본당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하는 한 해이기도 합니다. 그 준비를 이 기도로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많은 봉사자들과 신자여러분들의 기도가 출발점이 되고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지난 한 해동안 여러분들의 기쁨의 미소와 웃음이 생각납니다. 그 기쁨이 주님 안에서 더욱 빛나는 그래서 그 빛이 우리의 삶을 비추기를 기도합니다. 우리의 삶은 기쁠때 의미 있고, 기쁠때 힘이나며, 기쁠때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 기쁨의 원천은 예수 그리스도 주님이십니다. 다시금 우리 공동체가 주님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운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기를 청합니다.
우리 성당의 주보이신 예수성심이여,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주님과 늘 함께 하신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주님을 위해서 기쁨의 월계관을 쓰신 한국의 순교 성인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23년 주님공현대축일에
예수성심 천주교 커네티컷 성당
주임신부 이상선 요셉.